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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07

[인터뷰] 케이·대한조선 품은 김광호 회장 “조선업, 지금이 최악의 바닥” - 조선비즈

[인터뷰] 케이·대한조선 품은 김광호 회장 “조선업, 지금이 최악의 바닥”

 

조선비즈  박정엽 기자

 

“철강사, 대형 3사 수의 거래 상대방으로 인정”
“해외사무소 설립 등 영업정보 시너지 낼 것”

 

김광호 케이에이치아이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타워 케이조선 회의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김광호 KHI 회장은 산업은행 관리하에 있던 옛 STX조선해양(현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의 경영권을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인수하면서 중형조선업계의 키맨으로 떠올랐다.

 

중대형 탱커(액체 화물선) 시장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두 회사는 최근 조선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부활의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그룹 출신의 상사맨으로 시작해 모나리자·쌍용씨앤비·엘칸토 등을 사고팔며 사세를 키워온 김 회장을 향한 조선업계의 첫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러나 김 회장은 STX조선 인수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20년 여름부터 현재까지 약 15개월 동안 진해와 해남의 조선소에서 1주일의 절반 이상을 머무르면서 조선업에 진심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그리스 출장에 나서 유로나브(Euronav) 등 유럽 소재 16개 선주사를 만나며 영업도 직접 챙겼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인수 결정 당시 텅 비어 있던 진해 조선소의 모든 작업장은 새로 만드는 배들로 가득 차게 됐다.

 

김 회장은 4일 서울 중구 케이조선 회의실에서 진행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한계기업을 인수하고 턴어라운드(실적전환) 후 매각해온 것을 부정하지 않지만,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에 대해 투자 검토를 하면서는 기존과 다르게 투자 목적을 설정했다”면서 “단순히 개인의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에 투자를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미 연준(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선주들의 신조 발주가 위축된 상황이라면서도, 조선업계의 수급 상황은 낙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글로벌 조선사들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됐고,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글로벌 환경규제로 신조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특히 “한때 400개 가까웠던 중국 조선소가 53개 정도로 통폐합됐다.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지금이 최악의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조선업계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급증했지만, 인력을 구할 수 없어 2025년 인도분 선박을 건조할 여력이 더 없는 점도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에는 기회로 보고 있다. 중형 탱커 시장에서는 선수금환급보증(RG) 걱정이 덜한 현대미포조선(94,500원 ▲ 100 0.11%)의 2025년도 인도분 계약이 가득차면서 케이조선에 수주 기회가 생겼다. 수에즈막스(Suezmax) 등 대형 탱커 시장의 경쟁자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익성이 좋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에 나서면서, 시장에 잔류한 대한조선의 경쟁력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을 함께 경영하면서 자재 구매, 영업 등에서는 이미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원자재 구매 측면에서는 강재 조달가 하락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국내외 철강사에서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을 한국조선해양(76,000원 ▲ 0 0%), 대우조선해양(18,700원 ▲ 150 0.81%), 삼성중공업(5,320원 ▼ 10 -0.19%) 등 대형 조선 3사 수준의 거래 상대방으로 인정하는 등 구매협상력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조선과 대한조선 영업팀 간 교류를 하고 있으며, 향후 해외사무소 설립 등을 통해 영업 정보나 선주 정보의 교류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김 회장은 두 회사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한투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 투자자(FI)의 존재를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이 합병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앞으로 4~5년간 해야할 일은 두 조선사를 단단하고 건전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시급한 과제로 신조 계약시 필수적인 선수금환급보증(RG)의 한도 문제를 꺼냈다. 그는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에 투자를 하며 산업은행으로부터 RG 한도를 부여받았지만, 인수 후 신조 선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한도가 거의 찼다”면서 “지금 각 사의 RG 한도는 2년치 수주 잔량을 채우기에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가가 높을 때 향후 2~3년의 수주를 확보하고 안정적 생산을 하고 싶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책은행, 시중은행 등과 계속 협의하고 있고 다방면으로 RG 한도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조선소의 인력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처우 개선을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케이조선은 인수 당시 독(dock, 선박건조시설)이 텅 빈 상황인데도 무급휴직하던 생산직 전원을 조기 복귀시켰고, 대한조선은 인수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말 임단협을 통해 급여 인상을 단행했다”면서 “당장 현안이 산재하고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하기 힘들었지만,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다소 무리하게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